진념 부총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연차총회가 열리는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우자동차 매각,대기업 출자총액제한,2차 금융구조조정 등 경제 현안에 대해 정부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진 부총리는 "공적자금 투입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에 대해 정부가 갖고 있는 지분은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팔겠다"고 말했다.

또 재계의 출자총액제한 철폐요구에 대해선 "기업들이 먼저 정부에 신뢰를 줘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은행들의 추가 합병은 없나.

"공적자금이 들어가지 않은 은행을 정부가 의도적으로 짝짓기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젠 수익성과 안정성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은행의 대형화가 경쟁력의 충분조건은 아니다.

일부 은행은 틈새시장을 찾아 전문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경쟁력을 잣대로 잘하는 은행은 보험 증권 등 업무영역 확대를 허용하는 인센티브를 줄 예정이다.

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은행엔 추가 공적자금을 지원하지 않고 시장에서 퇴출되도록 할 방침이다"

-기존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정부 보유지분은 언제 파나.

"원래 내년 하반기까지 매각하기로 IMF(국제통화기금)와 약속했다.

그러나 그 이전이라도 매각이 가능하다면 팔겠다.

서울은행은 6월까지,대한생명은 10월까지 일단 매각을 추진한다.

국민,주택은행은 합병을 위해 10월중 뉴욕증시에 새로 상장될 예정이어서 상장이후 지분 매각을 검토할 것이다"

-매각 방식은.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다.

장내에서 주식을 팔 수도 있고 GDR(해외주식예탁증서)을 발행해도 된다.

몇개 은행 보유지분을 공동 담보로 본드(Bond)를 발행한 뒤 나중에 투자자가 은행 주식을 선택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하는 "오페라본드"방식을 쓸 수도 있다" -국민-주택 합병은행장 선정에 개입하나.

"정부가 보유지분 만큼 적정하게 주주권을 행사하는 건 당연하다.

지금으로선 합병추진위원회에 맡겨놓은 상태다.

합추위가 합병은행의 건전성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적합한 행장을 선정할 것으로 기대한다"

-재계가 출자총액규제를 철폐하라고 요구하는데.

"과거 30대 그룹을 4대 그룹과 똑같이 규제하는 건 문제 있다고 건의해 풀어줬다.

그랬더니 4대 이하그룹이 "낙지발"(4대그룹의 문어발식 경영에 비교)식 경영으로 계열사를 늘리더라.기업들을 신뢰할 수 있도록 먼저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재계의 "좌익"운운 발언으로 정.재계 관계가 불편한데.

"좌익 운운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부의 견해이고 실수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게 재계 전체의 생각이라면 큰 일이다.

그럼 더 규제해야 한다"

호놀룰루(하와이)=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