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당초 예상을 깨고 10일 2년만에 금리를 내림에 따라 세계적인 금리인하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ECB와 함께 영국과 덴마크도 이날 금리를 내렸으며 미국은 다음달중 3.5%까지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CB 금리인하의 배경=ECB의 이번 금리인하 조치는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은 것이다.

그동안 ECB는 수차례 정책회의를 거치면서 주변국들의 강력한 금리 인하 요구에도 불구하고 "물가안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금리를 4.75%선에서 유지해왔다.

빔 뒤젠베르그 ECB총재도 최근 "금융정책은 경제성장 보다는 인플레이션에 촛점을 맞추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따라서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뒤젠베르그 총재는 이날 금리인하 발표 직후 "이번 조치는 유로권 시장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진정된 데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ECB의 태도변화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기의 침체가 유럽 시장에 부정적 여파를 몰고 올 것이라는 우려가 증대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발표된 독일 산업생산이 최악 수준으로 나온 것도 이번 금리인하 결정에 한 몫했다"고 풀이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조치가 때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금리인하 어디까지=뉴욕 월가의 금융전문가들은 9일(현지시간) 현재 4.5%인 연방기금금리가 다음달쯤 최저 3.5%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15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리고,이어 6월말에도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월가의 25명의 채권딜러를 대상으로 금리전망조사를 했다.

그 결과 21명이 앨런 그린스펀FRB의장이 콜금리(은행간 초단기 대출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상반기중 3%대로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금리를 대폭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는 근거는 예상보다 심각한 경기침체다.

이달들어 발표된 경기지표들은 미경제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주말 나온 4월 실업률은 3월의 4.3%에서 4.5%로 급등했다.

금주초 발표된 4월 노동생산성은 6년만에 처음으로 하락(마이너스 0.1%)했다.

지난 3년간 연평균 2.6%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노동생산성이 떨어진 것은 미국 신경제의 장송곡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정훈.고성연 기자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