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미국에 선박건조 기술을 수출한다.

삼성중공업은 미국의 세계적 석유·가스회사인 코노코(CONOCO)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이 회사가 지정한 앨라배마 조선소에 로열티를 받고 선박건조 기술을 제공키로 했다고 9일 발표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은 "이번 기술수출 계약으로 선가의 10%에 달하는 로열티 수입을 올리는 것은 물론 미국 조선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술수출 구조=삼성중공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코노코사는 미국 앨라배마 조선소에 선박건조를 발주한다.

삼성중공업은 설계·생산기술과 일부 기자재 등을 앨라배마 조선소에 제공한다.

이를 위해 10∼15명의 기술진을 파견할 예정이다.

앨라배마 조선소는 삼성중공업의 기술지도로 고품질의 배를 저비용으로 건조해 코노코사에 납품한다.

대신 코노코사는 삼성중공업에 기술료를 제공한다.

◇기술수출 배경=미국은 자국내 운항선박에 대해 ''미국내 건조,미국인 소유''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조선업체들은 건조원가가 높아 경쟁력이 처진다.

실제로 한국 조선업체에 비해 2배 정도 높다.

삼성중공업은 이런 점을 간파,앞선 기술력으로 미국시장을 뚫어낸 것이다.

멕시코만에서 원유를 뽑아 미국내로 들여와야 하는 코노코사는 삼성중공업에 기술료를 지불하더라도 다른 미국 조선업체에 맡기는 것보다 충분히 싼 가격에 운반선을 건조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로열티수입 얼마나 될까=양사는 6월중 첫 사업에 나선다.

원유운반선인 셔틀탱커선 2척을 건조키로 했다.

여건에 따라 추가 건조할 수 있는 옵션분 2척을 포함하면 총 4척이다.

척당 건조가격은 9천만∼1억달러.

코노코사는 이중 10%를 삼성중공업에 로열티로 지불한다.

삼성중공업은 미국내 셔틀탱커선의 수요를 금액상으로 연간 9억달러 정도로 잡고 있다.

선박수명 등을 고려한 추정이다.

기존 선박의 대체수요는 연간 17∼18척,신규 수요는 4∼5척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삼성중공업이 기대하는 로열티 수입은 초기엔 연간 8백만∼9백만달러,이후엔 1천만달러 이상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