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을 파괴하는 이상한(?) 경영을 하는 기업들이 있다.

역발상으로 불황을 뚫고 성공가도를 달린다.

이런 업체들의 기상천외한 경영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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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에 4일만 근무하고 월급을 받는다면 얼마나 자유로울까.

건축물 리모델링 업체인 끌과정(대표 조일환)에선 이것이 가능하다.

이 회사 디자인팀의 배영주(24) 사원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그리고 주중에 하루를 자기 마음대로 쉰다.

그래도 정상적인 월급을 받는다.

더욱이 컴퓨터디자인팀의 홍서영(28)씨는 매월 하루만 출근한다.

그래도 월 2백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는다.

이 회사에선 이처럼 근무일수를 자기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그뿐 아니다.

근무부서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더 기상천외한 것은 출퇴근 시간도 자기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이 회사는 근로조건에 규정이나 제한이 거의 없다.

''맘대로 하세요''다.

△주간 근무일수 △출퇴근 시간 △근무부서 등에 대해선 입사할 때나 인사고과를 할 때 계약을 맺는다.

이 계약은 언제나 사규보다 우선 적용된다.

종업원 25명에 7개 팀으로 나눠진 이 회사에선 근무부서를 복수로 선택할 수도 있다.

문정호(34) 과장은 디자이너였지만 지난해 6월 영업팀에서 일하고 싶어했다.

이어 그는 건축팀에서도 일하기를 원했다.

현재 그는 영업팀과 건축팀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

강은철(31) 대리는 이보다 더하다.

감리팀인 그는 공무팀과 디자인팀에도 소속돼 있다.

그래서 명함을 세 가지나 갖고 다닌다.

그렇지만 이 두사람은 출퇴근 시간이 완전 자유다.

회의에 참석해야 할 때를 제외하곤 자기가 일하고 싶은 시간에 일한다.

이 회사에서 출퇴근 자유제를 채택한 사람은 모두 8명에 이른다.

이처럼 자유분방한 근무분위기는 자칫 사내 질서파괴를 가져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건자재 개발 <>건축 내.외장 리모델링 <>리모델링 콘텐츠 개발 등의 사업을 펴고 있는 이 회사는 건축경기의 하락에도 불구, 급부상중이다.

올해 예상 매출은 약 1백억원 규모.

종업원 1인당 4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이같은 창의적 분위기는 세계 최초로 "리노 패널"이란 외장재를 개발, 특허를 출원할 수 있게 했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외장 리모델링 콘텐츠를 개발 보급할 수 있게 했다.

끌과정이 근로조건을 자유롭게 선택하게 된 발단은 근무시간이 길다고 실적이 좋아지는 건 아니라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회사의 조일환 사장은 "창의적인 발상은 꼭 근무시간에만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억압된 근무에서 벗어났을 때 오히려 더 향상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 제도를 도입하게 됐다"고 밝힌다.

특히 한달에 한번 출근하는 홍서영씨는 3차원 영상 디자인부문에 탁월한 재능이 있으나 결혼해 1명의 자식을 키워야 하는데다 집이 군산이어서 매일 출근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이 회사가 그녀를 채용한 건 한달에 적어도 4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해결할 수 있는 업무 능력 때문이다.

배영주씨나 이경화 경영지원실장 등도 주 4일 근무하지만 모두 애사심이 강해 휴일에도 회사에 유익한 사항이라면 어김없이 메모해 뒀다가 근무시간에 실천하고 있다.

2개팀에 양다리를 걸치고 일하는 문정호 과장은 "두 부서의 일로 어깨가 무겁지만 출퇴근때 시간을 빼앗기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상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출.퇴근이 자유로운 대신 남보다 두배의 일을 하겠다는 각오다.

결국 이러한 제도와 근무태도가 생산성을 더 올리는 회사로 탈바꿈 시킨 것이다.

이 회사가 이 제도를 도입하기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군대식 조직보다 자유로운 조직이 적어도 2.5배 정도의 능률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 사장은 "요즘같은 건설환경에선 사고 전환없이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이 회사는 앞으로도 이같은 역발상적인 방식으로 콘텐츠를 개발하고 리모델링 사업을 벌여 성공을 거둘 계획이다.

(02)511-4020

이치구 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