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발행하는 프라이머리 CBO(발행시장 채권담보부증권)가 오히려 벤처기업 지원을 외면해 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더구나 자금 조달을 하기 쉬운 상장기업과 코스닥 등록기업에 업체당 1백억원이 넘는 거액을 지원,규모가 작은 벤처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등 CBO 발행 취지가 겉돌고 있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은 최근 벤처기업의 회사채를 묶은 3천7백억원 규모의 프라이머리 CBO를 발행키로 하고 동양종금을 주간사로 1백75개사를 보증지원 대상 기업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코스닥 등록기업에 1백50억원이 지원되고 신용등급이 낮은 업체가 보증 지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자 보증을 받지 못한 기업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CBO발행 배경과 업체 선정=정부는 자금난을 겪고있는 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증권사가 프라이머리 CBO를 발행하면 기술신보가 보증을 해주도록 했다.

이에 따라 기술신보는 상·하반기에 각각 1조원씩 총 2조원 규모의 프라이머리 CBO를 보증키로 했다.

동양종금을 통해 1차로 3천7백억원을 보증키로 함에 따라 동양종금은 지난달 2천3백여개 벤처기업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2백36개 업체를 선정,기술신보에 통보했다.

기술신보는 이중 1백75개 업체를 보증대상 기업으로 정했다.

◇문제점=1백억∼1백50억원을 지원받은 업체는 모두 7개사.

이중 1개사만 제외하곤 6개사가 상장기업과 코스닥 등록기업이다.

이를 두고 단돈 몇 억원이 없어 곧 문을 닫아야 하는 벤처기업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모 벤처기업은 "상장기업과 코스닥 등록기업에 돈을 지원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처사"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기술신보는 이에 대해 "CBO의 자산건전성 차원에서 코스닥 기업을 지원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이는 CBO 발행 목적과는 동떨어진 얘기다.

또 CCC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선정되고 BB로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이 떨어지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신용등급이 높아 지원을 기대했다가 떨어진 모 업체는 "도대체 기술신보의 선정 기준에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들 기업에 대한 구제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이밖에 12명의 기술신보 심사팀이 3일만에 2백36개 업체에 관한 심사를 마친 것으로 밝혀져 심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가고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