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4월 중단된 새만금간척사업의 재개여부를 놓고 전문가들의 찬반토론이 7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10시간 동안 뜨겁게 전개됐다.

"생각만 하면 골치아프다"라고 한 김대중 대통령의 말이 이해가 갈 정도로 찬반논리가 팽팽하게 맞섰다.

한마디로 "새만금 대격돌의 현장"이었다.

정부는 이날 토론내용 등을 검토한 뒤 5월말께 새만금사업재개 여부를 최종결정할 예정이다.

쟁점별 토론내용을 정리한다.

◇경제적 타당성=사업 찬성측의 주제발표자로 나선 임재환 충남대 교수는 "건설비 등의 비용과 가격을 달리 계산한 10개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모두 사업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임 교수는 새만금 갯벌의 가치는 생태가치와 경관 미적가치등을 합쳐 연간 5천8백73억9천6백만원이며 개발후 생기는 가치(편익가치)는 연간 1조3천6백22억3천4백만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이 두 가치의 차액인 7천7백48억3천8백만원을 연평균 사업비총액인 2천6백94억1백만원으로 나눈 결과 사업타당성비율이 3.38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반대측 토론자인 조승국 한세대 교수는 "새만금사업 보고서의 경제적 타당성 분석은 이중으로 계산된 부분이 있다"며 "보고서는 국토확장효과를 계산한 다음 농산물생산의 편익을 추가했는데 이는 쌀의 시장가격에 이미 지대가 반영된 것을 무시한 이중계산으로 엉터리조사"라고 말했다.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타당성은 1미만으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해양환경영향=찬성측 양재삼 군산대 교수는 "유역면적만 볼때 금강의 7분의 1에 불과한 만경강을 막아서 발생하는 환경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금강은 지난 94년 하구둑을 설치한 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한 결과 처음 2∼3년간은 적조현상 등이 나타났으나 곧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어 "방조제 건설로 2만㏊의 갯벌이 사라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방조제 외곽에는 1백30㏊의 갯벌이 생성되고 있어 갯벌손실로 인한 피해는 한시적"이라고 강조했다.

반대측 전승수 전남대 교수는 "방조제를 건설한 후에도 6백28㏊의 갯벌이 만들어진다는 사업 찬성측의 주장은 갯벌의 성격을 잘못 파악하고 있는 것"이라며 "새로 생기는 갯벌은 일반적인 갯벌이 아닌 죽은 갯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질영향=찬성측 윤춘경 건국대 교수는 "수질예측결과 만경수역의 인(燐)의 농도(T-P)가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기준인 4급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T-P는 농작물재배에 있어서 필수적인 영양성분의 하나로 기준을 초과했어도 농업용수 사용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반대측 오창환 전북대 교수는 "만경강과 동진강의 인과 질소는 이미 시화호보다 훨씬 오염돼 있다"며 "담수화될 경우 오염정도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또 "수질정화비용은 앞으로도 수조원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