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와 그 적들''이라는 제목의 e메일을 언론계 등에 보내 정부 정책의 색깔논쟁에 불을 지핀 민병균 자유기업원 원장은 7일 "평소 하고 싶었던 얘기를 회원들에게 e메일을 통해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자와 만나 "좌익이 더 이상 국정을 농단치 못하게 우익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수천명이 서울역 광장에 모여 국민궐기대회라도 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e메일을 보내게 된 배경에 대해선 "원래 자유기업원 홈페이지(cfe.org)에 세종류의 에세이를 싣는데 홈페이지에 올리기 전에 수백명의 팩스 회원 및 2만5천명의 e메일 회원들에게 먼저 글을 보낸다.

이중 하나를 그런 작업으로 보낸 것일 뿐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e메일에서 무엇을 강조하고 싶었느냐는 물음에 그는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물론 정부 당국의 활동방향이 좌익으로 흐르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예컨대 민주노총의 강경투쟁과 시민단체의 소액주주운동, 재단 이사장의 권한을 줄이는 사립학교법 개정안 등을 보면 일사불란한 어떤 목표(좌익을 지칭)를 향해 간다는 의심이 든다는 설명이다.

그는 좌익이 꼭 누구를 지칭한 것은 아니고 급진 개혁을 주장하는 일련의 흐름이 좌익운동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립학교법 개정이나 재벌 개혁은 주인을 내쫓고 학부모와 교사 대표, 시민 대표 등이 운영하자는 것인데 이런 것들이 어찌 ''인민주의식'' 시스템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나와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지식인의 의무는 알고 있는 내용을 알려야 하는 것"이라며 "국민과 지식인 사회단체 등 수천명이 서울역 광장에 모여 규탄대회를 열고 좌익의 흐름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너무 세게 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혹시 감옥에 가거나 다칠까봐 할 말을 못하는 것은 지식인의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간단히 답했다.

그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자기가 우익인 줄 모르고 잠자고 있다.
그래서 우익은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말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유기업원은 97년4월 전경련 부설 자유기업센터로 출범했으나 전경련과 대기업 등으로부터 기금을 출연받아 99년 11월 분리독립한 뒤 2000년 2월부터 자유기업원으로 개명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