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업무를 담당하면서 매일 영어사전을 찾아야 한다는게 여간 번거롭지 않았습니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경제관련 신조어들은 따라가기 너무 벅찼어요"

한국종합에너지㈜에서 금융팀장을 맡고 있는 윤정문(44) 부장.

그는 바쁜 회사생활 속에서도 올해 2월 ''금융 영어사전''을 펴내 사내외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대학 때 영어를 전공하지도, 그렇다고 따로 시간을 내 영어 공부를 하지도 않은 그가 전문가들도 쓰기 어려운 ''사전''을 출간했기 때문이다.

지난 80년 입사한 뒤 줄곧 금융.재정 부문에서 일해온 윤 부장은 늘 자신의 업무 분야와 관련된 적당한 사전이 없을까 고민해 왔다.

"어딘가 있을 법도 한데 아무리 찾아도 없더군요. 7∼8년 전부터 직접 사전을 하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서야 완성하게 됐습니다"

그가 본격적으로 사전 편찬에 들어간 것은 지난 99년.

퇴근한 뒤 매일 2시간씩 책상에 앉아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자신이 직접 교정까지 보는 등 꼬박 2년간 작업에 매달렸다.

원고를 완성한 후 더난출판사에 가져갔고 출판사측에선 전문서적이기 때문에 기껏해야 2천∼3천권 정도 팔리면 성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출판사의 예측과 달리 책은 초판이 나온 뒤 두달만에 매진이 됐고 이미 2판을 찍어낼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사전이 출간된 뒤 그에게는 금융기관 기업체 등의 자금 담당자들로부터 ''정말 고맙다''는 메일이 쏟아졌다.

윤 부장은 앞으로 2년에 한번씩 개정판을 낼 생각이다.

원하는 사람들에겐 그때 그때 메일로 최신 버전을 보내줄 계획이다.

그는 "사전을 내기까지 고충도 많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뭔가 도움 주는 일을 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