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3년 주기설''이 다시 국제금융시장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그것의 가시화 여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필리핀의 정치적 혼란까지 가중되면서 세계 금융불안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 반복되고 있는 국제금융위기 =1990년대 들어 시장에서는 국제금융위기 3년 주기설이 하나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90년대 초 두 차례에 걸친 유럽통화위기에 이어 94년말 멕시코 페소화 위기, 97년말 아시아 통화위기가 공교롭게도 3년의 시차를 두고 되풀이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여러 원인이 있겠으나 우선 헤지펀드의 재원조달 양상과 국제투자자들 성향이 국제금융위기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각국이 금리인하 정책을 추진하고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이 떨어질 때 헤지펀드들의 활동이 활발해진다.

개도국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금리인하를 계기로 각국이 금리를 내리면서 각종 펀드들의 재원 마련이 쉬워졌다.

◇ ''위기'' 가능성 높아지고 있다 =한 나라의 위기 가능성을 진단하는 방법으로 모리스 골드스타인의 위기진단지표가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통화가치 방어능력, 해외자금 조달능력, 국내저축 능력, 자산유입의 건전도, 자산인플레 정도로 판단하는 골드스타인의 위기진단지표로 볼 때 개도국들의 위기 가능성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아르헨티나의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주목된다.

◇ 논의에 그치고 있는 위기방지책 =1997년 아시아 위기 이후 다양한 위기방지 방안들이 논의돼 왔다.

세계적으로 국제금융시장의 안전판 역할이 떨어진 IMF를 대신해 새로온 금융환경에 적합한 세계금융기구(WFA)를 창설하자는 방안이 제기됐다.

아시아 지역차원에서 가장 심도있게 논의됐던 방안은 아시아 각국간의 외자융통계획인 통화스와프 협정이었다.

이 협정이 맺어질 경우 언제든지 제2선 자금(back-up facility)을 사용할 수 있어 부족한 외화유동성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외환위기 재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어느 하나 구체화된 것이 없다는 점이다.

◇ 한국으로의 전염 가능성은 낮다 =현 시점에서 개도국의 금융위기가 가시화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한국에 전염될 가능성은 낮다.

4월말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9백44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한국이 인접국 금융위기로부터 전염될 가능성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는 볼 수 없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