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일본체신예금 유치에 나섰다.

이 자금이 한국으로 건너와 자사 주식을 매입토록 유도하겠다는 얘기다. 현대자동차는 이를 위해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기업설명회(IR)를 갖기로 했다.

순회 IR의 하나로 일본에 들른 적은 있지만 한 도시에서 3일간 기업설명회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의 개인 및 기관투자가들이 10년 전 7∼8%의 금리로 들어놓았던 우체국 예금은 올해와 내년에 집중적으로 만기가 돌아온다.

올해 만기자금만 약 6천억달러에 이른다고 현대차 관계자는 말했다.

현재 일본의 금리 수준이 0.1%로 아주 낮아 일본 기관투자가들이 만기자금을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에 빠져 있다는 것.

현대차는 높아진 기술력과 수익성,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제휴를 앞세워 바로 이 자금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IR에서 주간사를 맡은 노무라증권측도 일본 기업들이 포트폴리오 조정기에 있기 때문에 상당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현대차는 전했다.

현대차는 이에 대비,실적 및 그룹의 향후 비전 등 투자자들과의 1대 1 미팅과 그룹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챙기느라 부산한 분위기다.

현대차는 또 올해 초 일본 시장에 본격 진출했기 때문에 현대차 판매 확대에도 이번 IR가 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계안 사장이 IR행사를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도 회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해외 기업설명회를 실시키로 했다.

도쿄 홍콩 싱가포르를 돌며 7일부터 12일까지 진행한다.

외국인 지분이 6%밖에 안되는 상황을 감안,외국 자본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지난달 일본 도요타 미쓰비시 다이하쓰 등을 돌며 실시한 부품전시회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어서 이번 IR가 일본 자본을 끌어들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모비스의 IR에는 박정인 사장을 비롯 주요 재무담당자 전원이 참석하며 JP모건 체이스맨해튼 증권사가 주간사 역할을 맡았다.

올해 현대모비스는 지난해보다 34%나 증가한 2조6천5백7억원의 매출에 3천42억원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포항제철 등 국내 다른 기업들도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1·4분기 실적과 향후 사업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해외로 줄줄이 나가고 있다.

이들 기업은 외국인들의 지분이 크게 높아진 반면 주가는 별로 오르지 않아 해외IR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4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미국 영국 캐나다 홍콩 등지에서 해외 주요 증권사들이 개최하는 기업합동설명회에 모두 6개 IR팀을 파견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이익을 낸 배경과 향후 반도체 시황전망을 제시한다.

LG전자가 5월 초 미국과 유럽에서 IR를 여는 것을 비롯해 LG화학 LG전선 등도 5월 중순 홍콩에서 기업설명회를 개최한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