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개월 만에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올해 물가를 3%선에서 잡겠다던 정부와 한국은행 등 물가 당국에 비상이 걸린 것은 물론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운용에도 적지 않은 제약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재정경제부가 30일 발표한 ''4월 중 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전달보다 0.6%,작년 같은 달보다 5.3%나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로는 지난 98년 11월(6.8%) 이후 2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는 △1월 4.2% △2월 4.2% △3월 4.4% 등 매월 4%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벌써 1∼4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6%로 올라선 상태다.

부문별로는 토마토 딸기 등 신규 출하품목의 가격이 크게 오른 탓에 농축수산물이 전달보다 1.5%나 상승했다.

또 3월 중 할인판매로 값이 떨어졌던 구두 등 가죽제품이 4월 들어 원래 가격으로 돌아오면서 공업제품도 0.6% 상승했다.

집세(0.8%)와 개인서비스(0.2%)도 올랐다.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품목만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달 대비 0.9%,작년 같은 달 대비 6.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재경부 오갑원 국민생활국장은 "겨울철 폭설 때문에 농산물 출하가 늦어지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며 "5월부터는 농수축산물 공공요금 등 그동안 물가 상승을 이끌었던 요인들의 안정세가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 중에는 3%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