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나''

미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2배나 높은 2%로 나타나자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8일 미 워싱턴에 모인 선진 7개국(G7) 경제정책 총수들도 미 경제성장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일본 독일 등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경제기상도는 여전히 흐린 상황.

일부에서는 미 경제성장 호조가 "경기둔화를 해외로 밀어내기 수출한 덕분일 뿐"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미국이 수입억제를 통해 침체를 모면했기 때문에 미국의 무역파트너들에는 오히려 ''악재''라는 얘기다.

◇ 미국 V자형 회복 실현되나 =미 경제성장 호조의 최대 원인은 건실한 소비지출이었다.

1.4분기 소비지출은 3.1%의 증가율을 보였다.

전분기(2.8%)보다 0.3%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자동차를 포함한 내구재 소비지출은 11.9%나 뛰었다.

지난해 3.1% 감소에 비하면 큰 폭의 회복이다.

소비지출은 미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핵심 요인.

그런 소비지출이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낙관론자들은 미 경제가 V자형 회복궤도에 올라섰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27일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4월 소비심리 지수가 88.4로 하락세를 보였다.

월가 전망치(87.8)보다는 높지만 전월(91.5)보다는 낮은 수치다.

이번 경제성장률은 잠정치란 점도 신중론의 근거다.

전분기때도 수정치 발표때 성장률이 하향조정됐다는 전례를 들어 이번 2% 성장률도 실제보다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 세계경제에 적신호냐 청신호냐 =미국 경제 2% 성장의 두번째 요인은 무역수지 개선이었다.

1.4분기동안 수입은 10.4% 줄어든 반면 수출은 2.2% 줄었다.

이같은 무역수지 개선이 이번 경제성장률에 1.4%포인트나 기여했다.

그러나 이런 수입급감이 미국의 무역파트너국에는 ''적신호''다.

미국의 무역수지가 개선되고 재고조정이 이뤄진 원인은 미국인들이 외국제품 대신 국내제품을 사들인 덕분이다.

그 결과 미국의 먹구름이 다른나라 상공으로 옮아갔다는 얘기다.

그러나 낙관론자들도 있다.

세계 최대경제국인 미국이 최악의 국면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세계경제에도 청신호라는 주장이다.

미 경제호전이 단기적으로는 다른 나라에 악재로 비쳐질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호재라는 것이다.

◇ 금리 및 주가의 향방은 =이제 FRB의 초점은 5월4일 발표되는 4월 실업률 통계로 옮아갔다.

앞으로 소비지출이 일어나느냐 다시 꺼지느냐의 열쇠는 ''고용''이 쥐고 있다.

실업자가 많아지면 가계수입이 줄어들고 결국 소비지출은 무너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추가 금리인하 여부 및 폭은 실업률 움직임에 달려 있는 셈이다.

경제성장률 호전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예상보다 높다면 FRB는 금리인하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되면 주가상승은 더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월가에서는 점치고 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