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 MIT 교수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신임 자민당 총재가 제시한 일본의 경제 난국 해법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25일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고이즈미 총재가 미국의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처럼 수요와 공급을 혼동하고 있어 일본을 더욱 깊은 침체의 늪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있다고 혹평했다.

그는 고이즈미 총재가 제시한 우편예금의 민영화와 은행 악성부채 탕감 등의 해법이 완전히 잘못됐다며 "일본의 경제난이 생산 능력의 결핍에서 비롯됐다면 이같은 처방이 올바르지만 현재 일본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만성적인 수요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또 효율성만 부르짖는 것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수익성이 없는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킨다는 원칙이 일본의 장기 불황을 심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루그먼 교수는 일본 경제를 구하기 위해서는 일본 중앙은행이 달러와 유로화,장기채권을 매입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약간의 인플레와 엔화의 약세를 용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일본의 경기 침체가 개혁이 불충분했기 때문에 빚어졌다는 시각에서 접근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