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중국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이동전화사업 참여는 한국 이동통신산업의 ''르네상스''를 예고하는 희소식이다.

중국 이동전화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어 내수시장의 수요 정체로 고전하고 있는 한국 통신업체들은 중국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게 됐다.

특히 단말기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고 있어 벌써부터 ''중국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이번 입찰 결과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삼성전자가 따낸 물량은 기대치에 미달했다.

9개 지역에 도전했으나 4개 지역에서 사업권을 따내는데 그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차지한 상하이 톈진 등 4개 지역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노른자위''일 뿐만 아니라 이번 수주를 계기로 단말기.부품업체들의 동반진출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CDMA 종주국''으로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세계 최대의 잠재시장으로 떠오르는 중국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이번 입찰은 CDMA 시스템에 국한된 것이다.

물량은 1천3백30만회선, 24억달러 상당으로 단일 입찰로는 세계적으로 규모가 가장 크다.

그런데 중국정부는 2004년까지 여섯차례에 걸쳐 모두 6천만회선 이상을 발주할 예정이다.

이것 뿐이 아니다.

금년 중반께부터는 CDMA 단말기도 입찰에 부치기 시작한다.

단말기의 경우 시스템과 달리 거의 1년 단위로 교체되기 때문에 시스템보다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통신업계는 삼성전자가 시스템 공급권을 따냄에 따라 사실상 중국 CDMA 단말기시장이 열린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또 CDMA 단말기에 관한한 한국이 세계시장의 53%(2000년)를 장악하고 있어 한국업체들이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 업체들이 단말기와 부품까지 공급하게 되면 대규모 수출증대효과를 거두게 된다.

중국의 CDMA 시장은 2004년까지 5년간 시스템 2백억∼2백50억달러와 단말기 2백50억∼3백억달러를 합쳐 5백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은 시스템의 10∼15%, 단말기의 30%를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림잡아 연평균 20억달러(2조6천억원)에 달한다.

중국업체와 5대 5로 합작한다고 치더라도 연간 10억달러의 수출증대효과를 거둘 수 있다.

더구나 중국 이동통신시장은 예상을 깨고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작년초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은 중국 이동전화 가입자가 올해말까지 5천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 2월말 이미 9천만명을 돌파했다.

물론 이 수치는 대부분 CDMA가 아닌 GSM 방식의 이동전화 가입자들이다.

한편 국내 이동통신업체들은 이번 입찰을 계기로 중국이 CDMA를 본격적으로 도입함에 따라 한국-중국-동남아-호주를 잇는 ''CDMA 벨트''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광현 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