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주가폭등 환율급락이란 폭죽이 터졌지만 의외로 채권시장은 담담했다.

이날 시장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미국의 금리인하 소식에 개장초 급락하기도 했지만 이내 제자리로 돌아갔다.

주식과 외환시장에서의 호재는 금리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시장금리는 환율이나 주가보다는 물가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환율이 급등세를 탈 때는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물가불안 우려로 시장금리가 덩달아 올라갔었다.

그러나 지난주 원화 환율이 안정되면서부터는 금리와 환율간 동조화 현상이 엷어지고 있다.

지금은 국내 물가전망이 금리 움직임을 지배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 채권딜러는 "미국의 금리인하라는 단기 호재보다는 중.장기적인 물가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은 안정됐지만 공공요금 인상으로 올해 소비자물가가 5%에 육박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 채권시장을 짓누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내 물가상승률에서 공공요금 인상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달해 당분간 물가안정을 기대하긴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게다가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적 위축도 금리 하락을 막고 있다.

지난 2월12일 국고채 금리가 연 5.0%로 바닥을 찍은 후 가파르게 오르내리면서 상당수 기관들은 채권을 비싸게 샀다가 물렸다.

그러다 보니 채권 딜러들은 외부 호재에 채권을 사들이기보다는 손절매나 차익매물을 내놓기에 바빴다.

일단 손해부터 줄이고 보자는 자세다.

그러나 하반기엔 물가 불안이 해소되면서 금리가 하향 안정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