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는 올해 2%선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후 내년에는 3%대로 성장률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은행은 10일 세계경제성장전망치를 하향 수정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이 작년의 4.0%에 비해 크게 낮은 2.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내년에는 3.3%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5.0%의 성장률을 기록한 미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각각 1.2%와 3.3%로 예측됐다.

유엔도 이날 발표한 세계경제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2.4%로 떨어진 후 내년에 3.0%로 회복될 것으로 보았다.

◇ 올해 침체는 없다 =올해의 전망치인 2.2%(세계은행)와 2.4%(유엔)는 세계 경제가 침체는 피할 것임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1.5% 이하이면 침체로 규정된다.

이 경우 세계 3대 경제엔진인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중 한두 곳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게 보통이다.

세계 성장률이 2%를 넘는다는 것은 주요국중 마이너스 성장국은 없다는 뜻이다.

특히 올해 성장률이 아시아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불황 우려가 제기됐던 지난 98년의 2.0% 성장률을 웃돌 것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세계은행의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우리 다우시 팀장은 그러나 작년에 비하면 약 절반 수준으로 성장률이 급락, 체감경기는 매우 차갑게 느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미국의 성장전망치 1.2%는 작년(5%)과 비교할 때 미 경제가 기대했던 연착륙이 아닌 경착륙중임을 의미한다.

이 전망치는 미국 정부(2.4%)와 월가 이코노미스트들(1.9%)의 최근 예상치보다도 크게 낮다.

이와 관련, 세계은행은 선진국들의 경착륙이 개도국들에 득이 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착륙은 금리 인하와 달러화 약세를 초래, 개도국들의 차관이자를 경감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 내년 경기회복과 전제조건 =내년에 세계 경제는 3.3%(세계은행)와 3.0%(유엔)의 안정된 성장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전망대로라면 올 연말이나 내년초에는 세계 증시에 본격적인 회복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증시는 보통 실물경제를 6개월 정도 선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경제 회복세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선진국의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세계은행과 유엔 OECD는 일제히 강조했다.

유엔 보고서를 작성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렌스 클라인은 "올들어 미국 경제가 급속히 둔화된 것은 지난 99년 중반부터 2000년 말까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지나치게 인상한 탓"이라며 "FRB의 추가 금리인하 조치가 있어야 내년에 경제회복이 확실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정훈 국제전문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