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의 5.3%에서 4%대 초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10일 "작년말 전망 시점에 비해 세계적인 경기침체 등 각종 대내외 변수가 크게 악화돼 올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5%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런 내부 전망은 공개하지 않고 상반기 국내외 경제상황을 지켜본 뒤 오는 7월 하반기 전망 때 공식 성장 전망치를 수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전망은 △미.일 경기 침체 △환율 급등 △수출.수입 감소 △소비.투자 위축 등을 반영한 것이다.

한은은 당초 올해 환율을 달러당 1천2백20∼1천2백50원으로 보고 경제전망과 물가안정목표를 정했었다.

그러나 1.4분기 평균 환율(1천2백72원)이 예상치를 넘어섰고 2.4분기에도 1천3백원대의 고공비행이 예상돼 성장전망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시각이다.

한편 강봉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올해 성장률을 4% 중반으로 예상했고 삼성경제연구소는 당초 5.7%에서 4.5%로 낮춘 바 있다.

메릴린치 등 해외 금융기관들도 한국의 성장률을 종전 5%대에서 최근 3.5∼3.8%로 일제히 낮췄다.

정부 또한 거시경제 목표를 수정키로 한 상태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