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잇단 감산으로 전세계 차 부품업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자동차업체들로부터의 주문 감소와 가격인하 요구로 미국 유럽 일본의 주요 부품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살로먼스미스바니는 시장이 안정되기 전까지 앞으로 미국 부품업체의 매출이 30∼40%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최근 미국 경제가 침체되면서 차 트럭 제조업체들이 부품주문을 줄이고 가격을 낮출 뿐만 아니라 많은 업체들이 추가 주문 없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재고로 생산을 진행하는데 따른 것이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메이커 빅3은 급격한 감산에 돌입했으며 연간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10% 줄어든 1천6백만∼1천6백50만대로 잡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지난해 경비 절감 차원에서 델파이 마그나 등 부품공급체들에 대해 부품공급가를 15% 인하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닛산 도요타 등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가 몰려 있는 일본의 차 부품시장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1990년에 절정을 이룬 차 부품 매출액은 현재 당시보다 3.2% 감소했으며 이익은 13.3%나 줄어든 상태다.

평균 임금도 11.2% 올라 제조원가의 상승을 부추겼다.

UBS워버그의 크리스 레들은 "일본은 시장규모에 비해 유럽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부품업체들이 있다"며 "경기 악화로 부품업체간 합병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시장이 침체되면서 부품업체들이 주요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많은 업체들이 1990년대 말 진행된 합병 작업을 마무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랑스 부품업체인 발레오는 2년전 10억달러에 미국의 ITT일렉트리컬을 인수하면서 미국 진출을 본격화했지만 최근 사업이 악화되면서 뒤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계 최대 차 부품업체인 델파이는 감산이 잘못 진행돼 생산설비에 문제가 발생,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모든 부품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부품업체들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차이는 특히 유럽시장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프랑스 부품업체인 발레오는 자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독일의 보쉬는 오히려 밀려드는 주문에 맞추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