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디자인(Design), 디지털(Digital), 디엔에이(DNA)의 ''新3D 시대''라고 합니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디자인 분야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지난 2일 간판을 바꿔 달고 새롭게 출발한 한국디자인진흥원(KIDP) 정경원 원장은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정 원장은 서울대 응용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나와 미국 시라큐스대 석사,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 디자이너"로서 지난해 민간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KIDP 원장에 선출됐다.

그만큼 디자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에서 "한국디자인진흥원"으로 이름을 바꾼 배경에 대해 장 원장은 "아날로그 시대엔 거의 모든 디자인이 산업디자인의 영역에 포함됐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디자인의 영역이 확대돼 이를 포함할 수 있는 넓은 의미의 용어정립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명칭이 변경됨에 따라 그동안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던 웹디자인과 애니메이션 패션 등이 포함된다"며 "산업자원부 문화관광부 등 관련 부처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디자인 업체에 대한 보다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2001 디자인의 해"를 맞아 장 원장이 올 한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은 오는 10월 열리게 되는 "세계산업디자인 대회(ICSID)".

코리아디자인센터(KDC) 개관과 함께 개최되는 이 행사엔 2천여명의 세계 유명디자이너들이 모여 새 밀레니엄에 맞는 새로운 디자인 패러다임을 모색할 예정이다.

대회 준비를 위해 장 원장은 얼마전 칠레에서 열린 ICSID 이사회에 참석해 일정을 확정짓고 남미지역의 디자이너들과 만나 의견을 청취하는 등 눈코뜰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또 내년에 열리는 월드컵이 우리 디자인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이연택 월드컵조직위원장과 만나 여러가지 사업을 구상하기도 했다.

장 원장은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가 있는 스위스 대사관과 협의해 월드컵을 기념한 "스위스 디지인전시회"를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여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원장은 평소 "디자인 경영"을 역설해 온 인물.

그는 "디자인의 수준은 바로 그 회사 최고경영자의 수준과 같다"며 "경영자가 스마트하면 디자인도 스마트하고 경영자가 현명하지 못하면 디자인도 현명하지 못한게 한눈에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디자인 경영을 소홀히 하는 국가나 기업은 세계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며 "디자인의 대상이 디지털화되고 있는 실정인 만큼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