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업계가 차종별로 해외 생산거점을 특화하는 국제분업 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정 차량 생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을 골라 생산량을 극대화함으로써 제조비용을 최대한 압축하려는 새로운 코스트 다운 전략의 일환이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중형승용차 "갤랑"의 모델을 오는 2003년 전면 교체하는 것에 맞추어 생산을 전량 일리노이주의 현지 공장에 맡기기로 했다.

현재 판매중인 모델은 일본 오카사키 공장에서도 만들어 내고 있지만 미국 공장의 생산능력이 일본의 2배에 달하기 때문에 집중생산에 의한 양산효과를 노리기 위해서다.

미쓰비시는 일리노이 공장을 중형차 핵심 생산기지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며 앞으로 연간 30만대 정도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일본내 공장들은 경차 및 배기량 2천cc 이하의 소형차 생산기지로 특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오카사키 공장은 제휴선인 독일의 다임러-크라이슬러와 공동개발중인 소형차 "Z카" 의 생산거점으로 활용키로 했다.

또 오카야마현 쿠라시키 공장은 경차와 배기량 1천5백-1천8백cc의 승용차 "랜서"의 생산을 전담시키기로 했다.

혼다도 미쓰비시와 비슷한 방식의 생산체제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미에현 공장은 4도어 승용차와 5도어 해치백 차량의 생산거점으로 돌리는 한편 3도어 차량은 영국공장에 집중시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에서 만들어진 3도어 차량은 일본에도 들여다 팔 예정이다.

혼다의 효시노 히로시 사장은 "대량 소비처와 인접한 지역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공급한다는 기존 전략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성을 앞세운 최적지 생산체제 구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소나기식 대량수출에 따른 무역마찰과 고율관세를 피하기 위해 1980년대 초반부터 해외생산에 착수,북미와 유럽등 20여개국에 공장을 확보해 놓고 있다.

이들이 해외에서 만들어 세계 시장에 판 자동차는 1999년의 경우 약6백50만대에 달했으나 생산기지를 차종별로 특화,집중시키는 것은 새로운 시도로 관측되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