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건강하고 능력있는 사람들이 창조한 현대의 재산으로 고통속에 사는 사람들을 도우는 것은 나의 오랜 소망이다"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은 ''기업은 국가의 발전과 풍요한 국민생활을 위해 일하는 단체''라는 지론에 따라 사회복지사업과 사회활동에도 노력과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고인은 현대건설이 왕성하게 사업을 펼쳐나가던 지난 1960년대에 금강장학회를 설립해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또 전국의 교사들을 초빙해 지역사회학교운동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76년에는 학교법인 현대학원을 설립하고 이듬해 울산공업대학교를 세우는 등 교육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눈을 돌렸다.

현대학원은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14개의 학교(88년 현재)를 설립,국내 어느 대그룹보다 많은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자연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인력을 많이 키워야 한다는 고인의 교육관에 따른 것이다.

국민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한 정 회장은 사업초기 회사가 부도직전에 몰렸을 때에도 동생들의 대학과 해외유학 뒷바라지를 소홀히 하지 않을 정도로 교육을 중시했다.

정 명예회장은 77년 7월 현대건설 주식 50%를 사재로 출연,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해 본격적인 사회사업을 펼치기 시작했다.

국내 대기업중에서 사회사업재단을 설립하기는 처음이었다.

재단은 ''우리 사회의 가장 불우한 이웃을 돕는다''는 설립 취지에 따라 전국의 낙후지역에 병원을 짓고 가난한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복지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언론창달에도 관심을 기울여 관훈클럽을 지원하는 신영연구기금을 조성했다.

다른 대기업들보다 앞서서 한 일이었다.

또 올림픽 유치 등 민간외교관으로서의 역할도 훌륭하게 해냈다.

90년 6월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방문, 역사적인 한.소 수교의 견인차가 역할을 하기도 했다.

특히 98년에는 소떼를 몰고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는 등 남북화해 분위기 조성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은 이같은 사회공헌과 고용창출, 기업가정신을 인정받아 지난 1998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자유기업센터가 산업계와 언론계, 학계 인사 1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건국 이후 우리나라를 빛낸 기업인 1위로 뽑혔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