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TFT-LCD(박막액정표시장치)에 이어 차세대 2차전지로 불리는 리튬폴리머 전지시장에서도 한·일 기업간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SDI LG화학등 한국기업들이 생산설비를 확장하며 공격적으로 시장을 파고들면서 일본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

일본업체들은 D램 반도체나 TFT-LCD처럼 한국에 추월당하지 않기 위해 강력한 수성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기업의 선전포고=삼성SDI는 미국 컴팩사에 올해 PDA용 리튬폴리머 전지 1백20만개(1천만달러 상당)를 공급키로 최근 계약을 맺었다.

선발업체인 일본의 소니 마쓰시타 등을 제치고 물량을 따낸 것이다.

삼성SDI는 다른 주요 PDA업체들과도 공급협상을 진행중이다.

삼성SDI는 해외수요를 겨냥해 현재 월 10만셀인 생산규모를 6월부터 30만셀로 늘리기로 했다.

또 2003년까지는 월 2백30만셀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일베일런스도 올해 월 1백만셀 규모의 리튬폴리머 전지 양산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LG화학은 현재 10%대에 머무르고 있는 리튬폴리머 전지의 생산비율을 올해안으로 40%(연산 2백만셀) 수준으로 높일 방침이다.

◇긴장하는 일본업체=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시장에서 한국에 추월당한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자세로 강력한 수성전략을 짜고 있다.

세계 2차전지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은 생산라인 증설 및 해외이전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한국기업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가격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례로 소니는 올 상반기중 자회사인 소니 후쿠시마와 소니 멕시코 공장에 각각 월 3백만셀과 50만셀의 리튬폴리머 전지 생산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또 1백% 지분을 직접 투자한 중국 현지 공장에도 오는 4월중 월 1백50만셀 규모의 생산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삼성SDI관계자는 "소니 산요 등 일본의 상위 2∼3개 업체를 제외한 마쓰시타 GSMT등은 이미 제쳤다"며 "앞으로는 일본의 상위업체들과 본격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