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납유류 입찰이 계속 유찰되면서 군이 보유중인 일부 유류제품의 재고가 소진될 처지에 놓이자 정유사들이 국방부와의 협의를 통해 석유제품을 일단 외상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방부 조달본부가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12일까지 4차례에 걸쳐 항공유와 경유 등 올해 필요한 군납유류에 대해 실시한 입찰이 정유사들의 불참으로 모두 유찰된 이후 SK와 LG정유는 재고가 모자라는 경유제품 등을 외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군이 비상시를 제외하고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외상으로 군납유류를 공급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군과 정유사는 앞으로 입찰 등을 통해 공급계약이 성사된 이후 물품대금을 정산키로 했다.

이같이 군납유류 외상거래가 이뤄진 것은 작년에 군납유류 입찰이 9차례나 유찰돼 재고가 바닥나자 군이 창군 이후 처음으로 전시 비축유를 사용, 국가안보 위협에대한 문제가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정유사들은 당시 군의 재고가 바닥나자 일단 유류를 공급한뒤 정산은 나중에 하자는 식으로 공급제의를 했으나 군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비축유를 사용해 문제가 됐었다며 이번에는 군이 정유사들의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석유사업법에는 정부가 비상시에 수급조정명령을 내려 정유사가 비축하고 있는유류를 언제든 가져다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한편 정유사들은 국방부가 제시한 입찰예정가가 보험료 품질보정비 국내수송비 등을 반영하지 않은 낮은 가격이기 때문에 낙찰을 받아 공급을 해봤자 손해만 보게 된다며 현재의 조건으로는 입찰에 계속 불참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 한국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