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증권시장이 혼란을 겪는 가운데 미국 달러화가 유독 다른 나라의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엔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미국 경제와 증시가 침체에 빠져들고 있는 데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국제 투자가들의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경향(flight to quality)이 더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 달러화와 금융자산을 여전히 안전한 자산(safe-haven asset)으로 평가하고 있다.

동시에 국제 자금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계 펀드들이 미국 증시와 세계증시 침체로 투자 원금에 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이를 보전하기 위해 해외에 투자한 자금을 미국내로 환수하고 있는 것도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달러화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인가 여부는 세계 증시가 얼마나 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 있다.

요즘처럼 세계 증시의 혼돈 상태가 지속된다면 달러화 강세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들이 금리 인하와 세금감면책을 통해 증시와 경제 안정을 도모하고 있어 세계 증시가 공황(panic) 상태로 빠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문제는 엔화 가치의 향방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현재 일본이 처한 정치·경제적 여건과 올 하반기이후 미국경제의 회복세가 예상되는 점을 감안할 때 엔화 가치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환율예측 기관들도 앞으로 3개월내에 엔화 가치가 달러당 1백25엔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일부 기관은 올해말에 1백40엔까지 급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엔화 움직임에 연계성이 강해진 원화 가치는 약세가 예상된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