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광케이블업체들이 수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반면 해외시장의 광섬유 부족현상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광소재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KMI에 따르면 지난해 광케이블 세계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42% 증가한 약 7천5백만f㎞(광섬유의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로 ㎞와 같은 개념)로 늘어났다.

KMI는 올해도 시장규모가 43%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내수침체 지속=최근 한국통신이 발주한 8백억원 규모의 광케이블 입찰 공사가 두차례 유찰됐다.

전선업체측은 국내 광케이블 수요의 70% 가량을 소화하고 있는 한국통신측이 지나치게 예시단가를 낮게 책정해 이같은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민간 통신사업자들이 지난해 막대한 적자를 기록,추가투자를 못하고 있어 한국통신의 독점적 지위는 앞으로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하나로통신의 경우 지난해 3천94억원의 적자를 냈고 두루넷은 1천억원,드림라인도 4백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1천만명을 넘어서면서 중복투자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국내 광케이블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광섬유 부족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오히려 단가가 떨어지고 있다"며 "국내에서 출혈경쟁을 하기보다는 채산성이 높은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출이 유일한 해결책=LG전선은 최근 브라질 민간통신업체인 텔레마(Telemar)와 6백만달러어치의 광케이블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LG전선은 지난달에도 인도 전력청이 발주한 1천만달러 규모의 광통신 인프라 구축 사업공사를 수주했다.

LG전선은 올해 광케이블 수출 목표를 지난해 2천5백억원보다 50% 가량 증가한 3천7백억원으로 잡고 있다.

특히 미국의 AT&T나 MCI월드콤,영국의 BT(브리티시 텔레콤) 등을 고정 거래선으로 확보,물량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올해 수출비중을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증가한 70%까지 늘릴 방침이다.

해외 고정 거래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물량공급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아래 현재 연산3백50만f㎞인 생산규모를 연말까지 1천만f㎞로 늘릴 계획이다.

대한전선의 자회사인 옵토매직도 지난달 광섬유 공장 기공식을 갖고 광섬유 생산량을 작년보다 3배 많은 3백만f㎞까지 확대키로 하는 등 해외사업을 위한 기반구축에 나서고 있다.

머큐리도 광케이블 생산규모를 2백만f㎞로 확대하고 해외사업을 강화,올해 5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키로 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