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부진으로 궁지에 몰린 세계 2위의 휴대폰업체 모토로라가 생존을 위해 대대적인 현금확보전에 돌입했다.

모토로라는 6일 브라질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 파키스탄 등 5개국 이동전화 사업에 대한 투자를 회수,우선 10억달러의 현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홍콩과 멕시코 이동전화 사업에 대한 투자도 회수해 오는 9월까지 총 20억달러 상당의 현금 및 주식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9월말이면 모두 30억달러(약 3조8천억원)의 현금이 확보된다.

모토로라는 또 아르헨티나 아제르바이잔 도미니크공화국 온두라스 리투아니아 우루과이 등 6개국 통신사업에 투자했던 지분도 곧 매각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회사측은 여기서 회수된 자금을 경영개선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토로라가 이처럼 해외자산매각을 통해 현금확보에 나선 것은 15년 만에 첫 적자가 예상되는 등 경영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모토로라는 올 1·4분기 실적이 15년 만에 최초로 손실을 기록할 것같다고 지난달 발표했었다.

그러나 모토로라는 단기 유동성 위기가 아니라 경영상의 구조적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현금확보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전문가들이 많다.

살로먼스미스바니의 애널리스트인 로빌라드는 "경영상의 문제,이동전화와 반도체에 대한 수요둔화가 문제의 핵심"이라며 "이번 현금유입이 근본적 해결책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모토로라는 최근들어 핸드폰 반도체 등 거의 모든 사업부문에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심각한 경영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아예 모토로라 주식을 처분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세계적인 뮤추얼펀드인 피델리티의 모회사 FMR는 작년 4·4분기동안 모토로라 주식 보유량중 절반에 해당하는 3천4백여만주를 매각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