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월 한달 사이에 두번(9일,28일)이나 금리를 내렸다.

특히 작년 8월에 콜금리를 0.25%로 올린지 7개월 만에 0.15%로 낮춘 것은 일본 경제가 다시 제로금리 체제로 되돌아 간 것을 의미한다.

◇왜 또 내렸나=일본 경제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진 데다 산업생산은 급감하고 주가마저 급락하는 등 일본 경제에는 회복조짐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3.9% 감소,6년 만에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이 기간의 신규 주택건설도 11.1% 감소했다.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28일 199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만3천엔선 아래로 추락했다.

지난 2월9일 단행한 재할인율 인하의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금리인하 압력은 거세지고 미국 경기 급랭으로 인한 무역수지 악화 등 모든 상황이 일본은행으로 하여금 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

◇시장반응과 전망=이날 일본 금융시장은 금리인하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증시와 환시가 끝난후 발표된 금리인하 조치로 도쿄 금융선물거래소 장외시장에서 9월물 금리선물이 전날보다 0.03 오른 99.85를 기록했다.

3월물 채권선물가격도 전날보다 0.5 오른 1백38.83까지 급등했다.

이번 금리인하로 일본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서 형성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9일의 재할인율 인하조치가 경제회복심리를 자극하는데 그친 반면 이날의 콜금리 인하는 실질적인 경제회복에 다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금리인하로 경제가 금방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생각"이라며 일본 경제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본 경제의 뇌관인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처리 문제가 아직 미결로 남아 있고 미국 경제도 점점 나빠지고 있어 금리인하만으로 경제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또 0.25%의 금리나 0.15%의 금리나 사실상 같은 수준이기 때문에 이번 금리인하 조치가 실물경제에 실제로 미치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결국 잇단 금리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살아나야 일본 경제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