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으로 러시아는 한국에게 좀더 가까운 나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국 정상이 협력관계의 두축인 안보.경제 현안에 대해 손쉽게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양국 관계는 한단계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92년 수교이후 양국은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수교직후 양국은 노태우 대통령과 옐친 대통령이 교차방문하는 등 밀월 관계를 유지했다.

한국은 러시아와의 수교로 북한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한편 러시아의 거대한 시장에 진출을 시도했다.

러시아도 한국의 차관과 투자를 바탕으로 자본주의 시장경제로의 탈바꿈을 시도했다.

그러나 5~6년이 지난면서 양국은 서로에 대해 실망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러시아 국내법의 미비로 제대로 되는 사업이 없어지면서 관심을 잃어갔고 러시아는 이를 서운해했다.

급기야 양국은 98년 대사 맞추방이라는 불행한 사태까지 겪었다.

이후 양국은 현실적 인식아래 다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99년 5월 김 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은 한소 관계 정상화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러나 양국의 지난해 교역총액은 아직도 23억달러에 불과하며 그동안 한국기업의 러시아 투자액도 고작 2억3천만달러에 머무르고 있다.

양국간에는 현재 한반도 종단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사업과 나홋카 공단 건설,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 방산물자 협력 등 많은 경제적 사안이 걸려 있다.

이러한 사업이 이번 푸틴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대부분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

TSR 연결을 위해서는 교통협력위원회를 설치하고 철도약정을 맺어 구체적인 계획을 협의키로 했다.

또 경협차관 상환과 관련,한국이 7억달러 규모의 러시아 물건을 구매하고 러시아도 올해안에 1억달러를 상환하기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화해 시대에 러시아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방한으로 양국은 이제 정치.경제 모든 면에서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