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시달려온 세계 5위 자동차메이커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대규모 인원감축과 일부 공장폐쇄등 회생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다임러가 전세계적으로 약 3만5천명을 감원하고 일부 공장을 폐쇄하기로 한 것은 "실패작"으로 낙인찍힌 다임러벤츠(독일)와 크라이슬러(미국)간의 합병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현재 다임러는 자사가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도 경영부진을 겪고 있어 안팎으로 창사이래 최대 위기에 몰려 있다.

전체 감원자는 크라이슬러 2만5천명,미쓰비시 9천5백명으로 구성돼 있다.

"잘못된 합병과 해외제휴"의 댓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다임러는 비용절감을 위해 자동차 플랫폼의 대폭적인 축소와 일부 차종에 대한 부품 공유등도 추진키로 했다.

다임러가 개혁의 칼을 빼든 것은 무엇보다 갈수록 악화되는 경영 성적표때문이다.

다임러는 조만간 2001년 매출 및 순익전망을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독일신문들이 26일 보도했다.

일간 디벨트는 다임러의 보고서를 인용,올해 총 매출은 지난해의 1천6백24억유로(1천2백80억달러)에서 13.7% 줄어든 1천4백억유로로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85%나 급감한 13억~18억유로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실적 하향조정은 미국의 경기침체와 이에따른 크라이슬러 부문의 판매실적 부진이 가장 큰 요인이다.

크라이슬러는 지난해 3.4분기에 5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4.4분기에는 손실폭이 1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매출도 지난해보다 16% 감소한 5백20억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실적 부진에 따라 주가도 폭락,합병당시 78달러를 웃돌던 다임러주가는 현재 48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위르겐 슈렘프회장은 회사 안팎에서 사임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95년 다임러벤츠의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위기에 처했던 회사를 2년만에 흑자로 돌려놓았던 그가 덩치가 더 커진 다임러클라이슬러호를 다시 순항시킬수 있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그가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연내에 불명예 퇴진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