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세계 증시의 동반 하락,터키 금융불안 재연속에 세계3대 신용평가기관의 하나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사의 일본에 대한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치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특히 일본과의 경제관계가 높은 우리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게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S&P사 조치의 배경과 전망=이번 S&P사의 일본에 대한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 조치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출범 초기부터 ''경제 문외한(門外漢)''으로 알려진 모리 수상이 최근에 부패스캔들로 신뢰가 더욱 떨어지고 있다.

현재 정치구도를 감안할 때 모리 이후에 일본경제를 이끌 만한 뚜렷한 인물도 부각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경제는 지난해 3·4분기 이후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재둔화 조짐이 역력하다.

동시에 오랜 숙원과제였던 금융시스템이 복원되지 않아 금융부실 규모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정책면에서도 93년 하반기 이후 계속된 부양조치로 국가채무가 국민소득(GDP)의 1백32%에 달하고 있는 데다 금리도 물가를 감안하면 이미 마이너스 수준이기 때문에 무력화 단계에 놓여 있다.

더욱이 일본 국민들은 정부의 어떤 조치에도 반응하지 않는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 할 때 앞으로 일본 경제는 현 상황에서 쉽게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일본 경제는 세계 경제에서 일종의 완충역할을 해왔다.

과거의 예로 볼 때 미국 경제가 침체를 보일 때에는 일본 경제가 뒷받침해야 세계 경제가 안정될 수 있다.

최근처럼 일본경제마저 침체된다면 세계경기의 하락세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일본과 경제관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에 커다란 타격이 예상된다.

올들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경제가 둔화되고 정치불안이 지속되는 것도 일본경제의 침체가 커다란 요인이 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가장 큰 관심사인 아시아 국가들의 신용등급 조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아시아 국가를 일본과 동일한 선상에서 평가해 왔기 때문이다.

엔화 환율은 회계연도 결산을 겨냥해 해외에 나가있는 일본기업과 금융기관들의 엔화 송금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3월말까지는 현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한 것으로 보이나 이후에는 1백20엔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현재 일본금리가 낮은 점을 감안하면 국제기채시장에서는 연초에 이어 엔차입 거래(yen-carry trading)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돼 우리 경제만 안정되면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