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는 23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산업은행의 투신운용사 설립건을 의결하기로 했으나 안건 상정을 보류했다고 22일 밝혔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금융지주회사로 변신해야 한다며 투신운용사 설립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여서 투신운용업계 등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22일 금감위 고위관계자는 "산업은행의 투신운용 설립에 대해 금감위 비상임위원들의 반대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여러가지 오해를 사고 있는 부분이 많다"며 "이에 대해 통제장치를 두는 등 몇가지 조건을 달아 예비허가를 내려 했지만 조건을 확정하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다고 산업은행의 투신 진출이 완전히 무산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도 금융지주회사로 변신하기 위해 투신운용사 설립이 필수적이며 특히 부실덩어리인 서울투신을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투신운용 자회사를 둬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투신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투신운용사를 설립하는 것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기본 업무에 어울리지 않는 데다 △국책은행이 대주주인 투신사가 진출할 경우 업계에 타격이 예상되며 △서울투신 문제의 경우 산은투신운용 설립을 통해서가 아니라 정공법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산은투신 설립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