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이후 세계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세계 고용시장도 동반 실업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 1월 실업률이 4.2%로 1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들어 제조업 경기 둔화와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업률은 4.3∼4.4%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고용 사정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루슨트 테크놀로지가 앞으로 6주일 안에 1만6천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다임러 크라이슬러(북미 지역)도 3년 안에 2만6천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정도차는 있으나 대부분 미국의 제조업체와 닷컴기업들도 대규모 감원계획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고용 사정은 미국보다 더 안좋다.

지난해 실업률이 4.7%로 일본이 실업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지난해 12월에는 4.8%로 높아졌다.

올들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산업경기를 감안할 때 이달에는 실업률이 5%를 넘어설 것이라는 시각도 대두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연간 실업자 수가 3백20만명을 넘어서면서 국민소득(GDP) 기여도의 약 66%를 차지하고 있는 민간 소비가 더욱 위축돼 일본 경기가 지난 9년간 장기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일본에 비해 경제 여건이 비교적 괜찮다는 유로권도 올들어서는 고용 사정이 다시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로권의 중심국인 독일은 지난 1월 실업률이 9.3%로 지난해 12월 9.2%에 비해 상승했다.

이달들어 제조업 경기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업률이 9.4%까지 높아질 것이라는게 대부분 독일 민간연구소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최근에 수정 전망치를 내놓고 있는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 등 세계적인 예측기관들은 실업률이 경기의 후행 변수임을 들어 세계 고용사정이 올 2.4분기에 가장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