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와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광양항 민자유치사업 우선협상자 선정입찰과 관련,특정 외국업체에 사전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해수부와 한국컨공단은 13일 부산 동구 좌천동 공단회의실에서 광양항 2단계 5만t급 7선석 및 3단계 1차 2만t급 4선석 운영권에 대한 우선 협상자격 부여를 위한 민자유치 설명회를 열었으나 참석한 국내 업체들이 입찰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반발,파문을 예고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국내 업체의 한 관계자는 "민자유치 공고 전에 김광수 컨공단 전 이사장이 지난해 4월 호주의 A사와 광양항의 배타적 조사권을 부여하는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명백한 특정 업체 밀어주기식 행동"이라고 지적하고 운영업체 선정방법의 객관성 보장을 촉구했다.

이 관계자는 또 "A사는 MOU체결로 벌써 지난해 10월 광양항의 사업성 분석을 끝낸 뒤 입찰을 준비해 유리한 입장"이라며 특정업체에만 조사를 맡길 것이 아니라 공단이 광양항의 시장을 조사해 정보를 참여업체에 공평하게 제공,기술력과 실적,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업체를 공개 선정해 줄 것을 강조했다.

외국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입찰에 참가하려는 또 다른 국내 업체 관계자는 "해수부와 공단측이 호주의 A사와 체결한 MOU 내용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의혹"이라며 MOU 내용 공개 및 무효화를 요구했다.

이 관계자는 "세계적으로도 항만의 경우 여러 업체가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경쟁을 하는 게 관례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업체에 독점적 운영권을 맡긴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하려는 외국 업체들이 최근 해수부를 방문,고위 관계자로부터 공정한 입찰경쟁을 보장받았는데도 불구하고 공단이 불공정 입찰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따졌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광양항 민자유치의 경우 참가업체가 없어 두차례나 유찰돼 외자유치 차원에서 A사와 MOU 계약을 맺었을 뿐 입찰조건에 특혜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현대상선을 비롯 동부건설 한진해운 세방기업 고려종합운수 대한통운 등 국내 업체와 미국의 APL,덴마크 머스크 등 외국업체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했다.

이중 머스크와 홍콩의 허치슨포트홀딩스 등은 국내의 현대상선 동부건설 등과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참여할 의사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