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전철역 앞에 위치한 버추얼텍(대표 서지현.37.www.virtualtek.co.kr) 사무실에 요즘 일본 비즈니스맨들의 출입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이 회사의 일본시장 진출을 논의하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다.

이 회사는 지난 97년부터 일본 유통업체를 통해 인트라넷 소프트웨어를 팔기 시작했다.

하지만 별 재미를 못봤다.

작년에도 유통업체를 한 곳 추가했지만 실적은 시원찮았다.

서지현 사장은 "미국 현지법인의 성공에서 배운 노하우로 일본시장을 재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 사장은 미국 현지사무소를 지난 99년 법인으로 전환, 미국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

철저하게 현지인 중심으로 법인을 운영, 인트라넷 소프트웨어인 조이데스크를 미국 ISP(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들에게 대거 납품하고 있다.

회사명도 인지도가 높아진 미국 현지법인명을 따서 지금 이름으로 바꿨다.

서 사장은 "일본에서도 현지인 채용전략을 구사하겠다"며 "일본 무선인터넷을 대표하는 i모드 버전의 인트라넷 솔루션을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일본법인은 올 상반기중 출범될 예정이다.

그는 연내에 중국에도 현지법인을 설립해 "버추얼텍의 글로벌기업 틀 짜기"를 일단락 지을 생각이다.

지난해 WAP 기반의 무선인트라넷솔루션을 미국 QWEST에 수출해 시장선점에 나선 서 사장은 올해엔 싱크(sync)기능을 넣은 솔루션으로 미국 무선인터넷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 솔루션은 휴대폰 PC 노트북 PDA(휴대용개인단말기) 등 각종 단말기간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준다.

신규사업의 기틀을 다지는 것도 서 사장의 올 목표중 하나다.

작년말 미국의 eCRM(인터넷을 통한 고객관계관리) 업체인 엑스체인지사 제품에 버추얼텍의 이메일솔루션을 결합, eCRM 시장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신세계I&C와 함께 이마트 서버에 시스템을 설치한데 이어 금융 광고 통신업체들을 타깃으로 영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을 마케팅조직 강화와 고객밀착 영업으로 극복해 내겠다는게 서 사장의 구상이다.

작년초 5명에 불과했던 이 회사 마케팅 및 영업인력은 40여명으로 늘었다.

이중 10명이 eCRM을 맡고 있다.

우뇌집단 등 10여개 컨설팅업체와 제휴해 고객접근 경로도 다양화하고 있다.

홈페이지 구축용역을 맡아온 디자인팀을 통해 웹에이전시 시장에도 뛰어든다.

일본법인의 영업이 자리를 잡고 중국법인까지 출범하면서 신규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서 사장은 올해 매출이 1백5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매출은 1백억원대를 웃돈 것으로 그는 추정했다.

서 사장은 지난해초 여성벤처기업으론 처음으로 코스닥에 등록해 주목을 받았다.

연세대 전산학과 출신으로 후배들과 함께 지난 91년 창업한 그는 94년 법인으로 전환한데 이어 코스닥에 회사를 등록시킴으로써 한국의 대표 여성벤처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트라넷에서 무선인트라넷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는 서 사장은 다음 단계까지 생각하고 있다.

작년말 조직개편을 통해 비사업 부문을 만든 것도 신사업을 위한 연구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아더앤더슨컨설팅에서 사업방향에 대한 컨설팅도 받고 있다.

조만간 전략기획팀을 신설해 새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미혼인 그에게 "올해 결혼 계획이 있냐"고 물었다.

"보내주세요"라며 웃음으로 답변한 그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고 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