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는 미국과 일본에 달려 있다.

특히 미국 경제가 최대 관건이다.

세계 경제에 메가톤급 영향을 미치는 이 양대 경제국은 현재 침체 위기에 빠져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우 경착륙을 모면하고 하반기부터 회복되겠지만 일본은 회복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 미국 경제 =하반기 회복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침체는 1.4분기로 제한되고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되살아날 것이란 시나리오다.

근거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 과감하고 신속한 금리인하와 세금감면 등 공격적인 정부의 부양책이다.

지난달 두차례 금리를 내린 데 이어 3월에 또 한번 금리가 인하되면 경기부양 효과는 확실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와 함께 감세안이 통과돼 올 1월부터 소급적용되면 연말께는 약발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는 기업들의 신속한 재고조정 능력.

하이테크와 신기법의 등장으로 기업들은 수요가 둔화 조짐을 보이면 즉각 생산량과 재고 조정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

수요 변화에 대한 제조업계의 대응 시차가 줄었기 때문에 공급과잉에 따른 합병증도 조기에 치유할 수 있게 됐다.

셋째 건전한 노동시장으로 작년 11월부터 올 1월까지 3개월간 창출된 일자리 수는 월평균 11만3천개였다.

전년 동기보다는 낮지만 그래도 건전한 수준이다.

이와 함께 올 1월중 자동차 판매호조, 활발한 소매판매 등도 하반기 회복설의 근거가 되고 있다.

◆ 일본 경제 =3월 위기설이 나도는 등 먹구름이 짙어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3.4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0.6%로 곤두박질쳤다.

4.4분기에는 이보다 더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급해진 일본 정부는 재할인율을 내렸지만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본 경제는 재할인율 인하 정도로는 회복이 불가능한 중증에 빠져 있다.

지난해 무려 1만8천7백69개의 기업이 부도를 냈으며 올 1월 실업률은 4.8%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소비자 물가는 2년 연속 하락하고 있지만 수요는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아 디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다.

잇따른 정치 스캔들로 지도력까지 흔들리는 상태여서 일본 경제를 부양할 강력한 주도세력도 찾기 힘든 상황이다.

민간 이코노미스트들은 일본 경제가 빠른 시일안에 침체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