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빚을 제 때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올 들어 급증하고 있다.

증시위축과 경기침체로 대출고객들의 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장기화될 경우 가계파산 사태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1월중 한빛 서울 한미 신한 등 거의 모든 은행의 가계대출 상환 연체율이 높아졌다.

한미은행은 작년말 1.66%에서 지난 1월말 2.71%로, 신한은행은 1.58%에서 2.10%로, 서울은행은 2.95%에서 3.10%로, 한빛은행은 1.60%에서 2.18%로 각각 높아졌다.

국민 주택 조흥은행 등도 작년말보다 연체율이 0.5%포인트 가량씩 높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사후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지난해 은행권은 가계대출을, 신용카드회사들은 카드대출을 대폭 늘렸기 때문에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연체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1백15조6천억원으로 한햇동안 36조4천억원이 급증했다.

신용카드회사의 카드론도 작년 한햇동안 2조2천억원이 증가한 상황이다.

금융기관 빚을 제 때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힌 사람은 지난 1월말 현재 2백34만7천9백91명(법인포함)에 달한다.

지난 1월에는 시한이 지난 15만명을 신용불량자 명단에서 제외하는 특수한 요인이 있었기 때문에 총체적인 숫자는 늘지 않았지만 월중 신규 등록자만 해도 1만~2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