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최근의 경기둔화를 체질개선에 의한 재도약의 호기로 활용하고 있다.

USA투데이는 7일 상당수 기업들이 과거 불황기에 얻었던 교훈을 거울삼아 연구개발투자 확대,인재확보,아웃소싱 등 다양한 불황탈출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직원들의 임금을 5% 삭감하는 대신 그 돈으로 유능한 인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의류디자인업체인 토미힐피거는 컴퓨터 수리와 전자메일 시스템을 외부 전문업체에 아웃소싱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업체인 다나는 적기에 생산부품을 조달받아 재고를 최소화하는 저스트인타임(JIT)시스템을 도입,비용절감에 성공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사이 일부 기업들은 공격 경영으로 불황에 맞서고 있다.

세계 최대 칩메이커인 인텔과 미 최대 주택보수상품 소매업체인 홈데포가 대표적이다.

인텔은 2001년에만 공장증설 및 설비투자,연구개발투자에 12억달러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1989∼92년 경기침체기동안 이 부문에 대한 집중투자가 최근까지 폭발적인 성장을 구가한 원동력이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매출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홈데포는 감량경영이 아니라 영업시간을 밤늦게까지 연장하고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USA투데이는 지나친 방어경영이 기업의 장기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공격경영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1987∼90년 비용절감에 나섰던 미 기업 10개중 7개가 그후 5년간 수익구조를 개선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컨설팅업체인 베인&코는 불황기라고 해서 무턱대고 인력을 줄이고 경기가 회복되면 다시 인력을 채용하는 기업은 그만큼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해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들은 경기둔화를 투자기회로 보고 채권발행 등을 통해 싼 가격에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콩의 허치슨 왐포아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직전 20억달러의 채권을 발행,무선통신업체와 호텔 등에 적은 비용으로 투자하고 큰 수익을 올렸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