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게 아니라 여자로 길들여진 것이다"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에 나오는 구절이다.

남성 중심의 한국사회에서 지금까지 여성들은 "여자"로 "길들여"졌다.

여성의 세기라는 21세기.

여성 인력의 활용여부가 국가의 사활을 좌우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의 여성기업인들은 사회적 편견과 제도적 불평등 속에서 남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여성 기업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성공한 여성기업인들이 제시하는 "여성 CEO 성공포인트 5"를 소개한다.

◆ 남자가 못 보는 것을 노려라 =창업이나 기업 경영에 있어 자신의 업종을 파악하는 것은 기본.

인문.사회계열 전공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여성기업인들은 기술과 상품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반드시 쌓아야 한다.

남성들이 보지 못하는 ''여성만의 시각''을 살리는게 중요하다.

산업용 진공청소기인 ''밥스''로 유럽시장에서 주목받는 리닉스 이승주 사장은 "남성 사업가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틈새시장 개척전략의 하나로 진공청소기분야에 진출했다"며 "다른 회사와 차별화가 확실한 나만의 제품을 선보이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창의성, 섬세함 등 장점을 살리자 =대량생산을 핵심으로 하는 산업사회는 성실함과 조직력을 중시했다.

육체적인 힘도 무시할 수 없었던 요소.

그렇지만 "세계화 정보화 시대를 맞아 창의적인 의사결정과 유연한 사고가 빛을 발하게 됐다"는게 최금주 화이버텍 사장의 지적이다.

감성과 이성이 조화를 이루고 섬세한 여성의 강점을 활용한다면 정보화시대의 강자로 우뚝설 수 있다는 것.

뒷거래와 접대로 상징되던 남성사업문화에 비해 투명성으로 대변되는 여성 기업문화가 새로운 기업문화의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영남 여성벤처인협회 회장은 "깨끗하고 투명한 경영이 여성기업의 진정한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 남성중심 문화를 적극 이용하자 =남성과 여성은 상호보완적인 존재다.

기존의 남성중심 사회를 하루아침에 남녀 평등사회로 바꿀 수도 없는 일.

결국 남성사회의 논리성, 추진력, 협상력의 장점을 여성의 장점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야 한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순자 한성식품 사장은 "남성 동료들의 조언과 충고를 경영에 반영하는 열린 자세를 갖는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 글로벌 매너를 익히자 =좁은 국내만 바라보고 사업하던 시대는 지났다.

해외시장 개척은 이제 ''필수'' 사항이 됐다.

외국 사업가들과의 접촉이 잦아지면서 외국어, 사업 에티켓에 신경을 써야 한다.

컨텐츠코리아 이영아 사장은 "최근 동남아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여성차별이 적은 외국에서 세련된 매너는 시장개척에 큰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 여성 네트워크를 활용하자 =아직 수적으로 부족한 여성기업인들간에 네트워크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네트워크 부족은 그동안 여성기업의 가장 큰 약점중 하나로 지적돼왔다.

여성경제인협회나 여성벤처인협회 등 주요 단체들도 이 부분 강화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경남 김해 태양전자 이명례 사장은 "30여년 전부터 경남지역 여성기업인들이 어려울 때마다 서로 도움을 준 것이 오늘날 회사가 자리잡을 수 있게 된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