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뛰어난 대장장이가 최고의 검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아무리 잘 알아도 언어학적 지식이 없으면 최고의 음성합성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서울대 언어학과 출신인 언어과학 정회선(41) 사장의 일성이다.

지난 97년 출범한 언어과학은 각종 자동번역기 엔진, 전자사전, 음성합성 엔진을 비롯해 "디디미 한글교육 시스템" 등 음성.언어관련 제품들을 개발, 선보인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는 언어학박사인 정 사장은 물론 연구원 대다수가 언어학 영어학 일본어학 중국어학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업계에선 이같은 우수한 인적 자원 덕분에 알짜배기 벤처로 일찌감치 소문이 나 있다.

이 회사의 언어번역기 하나만 보더라도 전문가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자체 개발한 형태소 분석을 이용, 보다 정확한 번역을 할 수 있다는 것.

복잡도가 높은 내용, 삽입문장, 띄어쓰기, 문맥에 따른 용어 선택 등을 자동으로 파악해 "윤문"으로 번역해 준다고 정 사장은 강조했다.

"누구에게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제품을 만들려고 테스트를 거듭했다"는게 언어과학측 설명.

올 3월께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일.한 번역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앞으로 영.한번역기와 중.한번역기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도 세워놓고 있다.

언어과학은 지난 99년 단말기 한글문자입력 시스템인 "나랏글 2000"을 10년간의 연구개발끝에 선보였었다.

한글입력속도가 기존 방식에 비해 2배 이상 빠르고 오타율도 크게 줄였다는게 회사측 설명.

정 사장은 "나랏글과 각종 번역기 제작에 이어 음성합성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음성합성은 각종 문자데이터를 마치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읽어주는 기술이다.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를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로 읽지 않도록 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이처럼 모든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소리가 나도록 하는데는 첨단 기술이 필요하다는게 정 사장의 설명이다.

증권정보 e메일 네비게이션시스템 경보기 등 활용분야가 다양하다는 것.

지난해 매출 20억원을 기록한 이 회사는 올해 매출을 1백50억원대로 높여 잡고 있다.

"회사의 대표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때문에 1백억원대 고지 달성은 무난하다"고 정 사장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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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