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컴퓨터 관련 업체들이 PC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앞다퉈 가전제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연초 차세대 게임기인 ''X박스''를 선보인데 이어 세계 1위의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MP3플레이어 ''포켓 콘서트''를 최근 출시했다.

컴팩은 아이팩(iPAQ)이라는 개인휴대단말기 판매로 이미 상당한 재미를 봤고 게이트웨이는 아메리카온라인(AOL)과 공동으로 인터넷 접속장치를 개발,시판중이다.

휴렛팩커드 역시 관련제품시장 진출을 준비중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PC시장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위축되자 PC 관련 업체들이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나선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컴퓨터 주변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가세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IDC는 MP3플레이어 수요가 오는 2003년에는 연간 1천만대,게임콘솔 셋톱박스 휴대용단말기 오디오플레이어 등 컴퓨터 관련 가전제품의 전체 수요는 오는 2004년에 8천9백만대로 각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IDC의 컴퓨터 산업 분야 수석전문가인 브라이언 마는 "PC 관련 업체들이 컴퓨터 주변 가전제품 개발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PC 수요가 다시 늘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말해 인텔 등 PC 관련 업체의 ''외도''는 어디까지 주력상품인 PC의 수요를 다시 늘리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그는 따라서 MS나 인텔이 TV나 VCR 등 일반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특히 가전제품 분야는 PC에 비해 마진이 적어 이들 업체가 기존의 대형 가전제품 메이커를 상대로 경쟁을 벌이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이와 관련,소니의 대변인인 그렉 드보르켄은 "인텔이나 컴팩 등이 우리의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다만 PC 업계와 가전업계간 상호 교차진출 및 기술교류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태 기자 or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