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연강판 수급을 둘러싼 포항제철과 현대자동차 간의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14일 "올해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현대강관에서 1백20만t 구매하고 포철에서 조달하는 물량은 대폭 축소하겠다"고 선언했다.

정 회장은 이날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포철이 현대강관의 냉연강판 생산에 들어가는 핫코일 공급을 거부하고 있는 만큼 값이 싼 일본 가와사키제철의 제품을 수입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포철이 일본산 핫코일의 국내 덤핑 혐의를 제기한데 대한 명백한 반론이어서 주목된다.

현대차는 또한 포철이 올해 1백만t의 핫코일을 구매해줄 것을 요청한데 대해 그 절반도 안되는 49만5천t만 사들이겠다는 방침을 최근 공식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포철로부터 1백3만t의 냉연강판을 구입했었다.

포철은 현대강관의 냉연강판 생산에 대해 "공급 과잉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반대, 원료인 핫코일 공급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는 최근 일본 가와사키제철과 지분 13%를 양도하고 핫코일을 장기 조달키로 하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포철은 이같은 현대차의 공세에 대해 "현대자동차는 우리의 변함없는 최대 중요 고객"이라며 "현대가 더 유리한 조건으로 소재를 공급받는 것에 대해 반대할 입장은 아니지만 냉연설비 과잉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학영 기자 울란바토르=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