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외시장개방 압력 강화''가 미국 통상정책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시 차기행정부에서 대외무역정책을 진두지휘할 미무역대표부(USTR)대표로 지명된 로버트 죌릭이 자유무역과 함께 공정무역을 선호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정무역은 역대 공화당정부가 줄기차게 주장해온 호혜교역정책으로 미국이 시장을 개방한 만큼 교역상대국도 시장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금은 미경제가 10년간의 장기호황을 마무리하는 시점이어서 미행정부의 ''시장개방''목소리는 그 어느때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죌릭 지명자는 11일 기자회견에서 "완전무역은 곧 자유화이며 개방이 미국 트럼프카드의 ''조커''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교역상대국들에 대해 시장개방확대 압력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부시 차기대통령도 죌릭을 무역대표에 지명하면서 "미국상품의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해 죌릭에게 부여된 주임무가 시장개방임을 분명히 했다.

최근들어 미국내에서 불공정 수입상품에 대한 제재요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도 죌릭의 개방압력카드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죌릭의 USTR대표지명을 부시행정부의 ''온건 무역정책''시사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와관련,영국의 BBC방송은 "비교적 온건파로 알려진 죌릭을 무역대표로 지명한 것은 유럽과 일본 및 일부 개발도상국과의 통상마찰에서 부시행정부가 극단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겠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죌릭 지명자는 앞으로 일본과는 자동차 및 유통시장 개방문제,중국과는 WTO가입에 따른 시장개방확대문제,한국과는 철강 및 자동차시장 개방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죌릭 지명자는 지난 대선에서 부시의 오른팔로 활약한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의 인맥으로 분류된다.

베이커 전 장관이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맡고 있을 당시 그의 행정비서를 지냈다.

부시 차기대통령의 부친인 부시 전 대통령 밑에서는 국무부의 경제담당차관으로 활약했다.

단과대학 명문인 펜실베이니아주(州) 스와스모어대학에서 문학사를 전공했으며 하버드대에서 공공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