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의 가격하락이 계속되는 데다 수출신용장(LC) 내도액이 줄고 있어 올해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다 새로 출범할 미국 부시 행정부가 시장개방 압력을 강화할 조짐이고 유럽연합(EU)도 한국의 수출품에 대한 수입규제 벽을 높이고 있어 수출환경은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올들어 8일까지의 수출실적은 21억1천5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억6천6백만달러에 비해 2.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수출부진이 연초의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고 보면서도 주종 수출품의 가격하락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64메가D램(PC100 기종) 가격은 지난 8일 북미 현물시장에서 개당 2.68∼2.84달러로 지난해 7월가격(개당 9달러)의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1백28메가D램 가격도 개당 5.7∼6.04달러로 폭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기둔화 여파로 PC 수요가 줄면서 지난해 11월부터 PC 수출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PC 수출은 지난해 12월 전년 동기 대비 23.5%나 줄었고 올들어서도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2개월 후의 수출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LC내도액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LC내도액은 32억7천3백만달러로 99년 12월보다 3.6% 줄었다.

이런 추세가 반전되지 않을 경우 정부가 전망한 1백억달러 무역 흑자 달성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