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 국내지점들이 콜시장에서 값싼 자금을 빌려 국고채 등 무위험자산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은행의 콜차입 잔액이 전체 콜시장 차입 규모(18조원)의 40%를 넘는 7조5천억원에 달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은지점들의 콜차입 잔액은 이날 현재 7조5천억원을 기록, 작년 6월말(3조7천억원)에 비해 2배로 늘어났다.

지난 97년말(3천억원)에 비해선 25배나 불어난 규모다.

콜시장이란 금융기관이 1일 이상 30일 이내의 단기자금을 거래하는 곳으로 한국은행은 저금리 정책에 따라 콜금리를 5∼5.25%로 유지하고 있다.

외은지점들은 콜시장에서 빌린 저리의 돈을 주로 국고채 통안채 등 무위험자산에 투자해 최근 지표금리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는게 금융계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 5%대의 콜자금을 빌려 6∼7%대의 국고채나 통안채에 투자할 경우 앉아서 1~2%의 차익을 챙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신용경색이 심화된 상태에서 콜금리를 내릴 경우 최대 수혜자는 외은 지점들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면 이들 은행이 은행 총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불과해 국내 실물경제에 대한 기여도는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은지점 관계자는 "국내에서 대출할 곳이 마땅치 않아 무위험자산 위주로 투자를 늘려 왔다"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