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는 직원들에게 어머니와 같은 존재여야 합니다"

반도체장비전문업체인 실리콘테크(대표 우상엽)의 CFO(최고재무담당임원)인 이광원(39) 이사는 CFO 역할을 이렇게 비유한다.

이 이사는 "CEO(최고경영자)가 강력한 리더십으로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아버지의 역할이라면 CFO는 기업의 안살림을 도맡아 화합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어머니"라며 "CEO와 CFO가 조화롭게 회사를 이끌어야 생산성이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기업공개를 위해 영입된 이 이사의 진가는 코스닥 등록절차가 까다롭게 되면서 돋보였다.

실리콘테크는 작년 10월 코스닥 등록심사를 받았다.

그 당시 코스닥위원회로부터 기업 내용은 좋으나 대주주의 지분이 낮다는 이유로 재심 판정을 받았다.

이같은 판정이 떨어지자 그는 CDIB 벤처캐피털,산은캐피털,엔벤처캐피털 등 주식지분이 높은 기관투자가들을 찾아가 설득에 나섰다.

그 결과 이들 기관투자자들로부터 경영권 안정에 협조하고 등록이후 일정 시점까지 지분매각을 자제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의 이런 노력 덕분에 실리콘테크는 코스닥 등록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다.

무사히 주식공모도 끝내고 이달 11일 코스닥시장에서 이회사 주식을 사고 팔 수 있게 됐다.

이 이사는 CFO로서 기획실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기획실 역할을 통제와 지시가 아니라 회사전체가 조화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이사는 이같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키 위해선 언제나 직원들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 등록에 필요한 일들을 준비하기 위해 이 이사는 회사 기숙사에서 지냈었다.

그는 "일이 많아 직원들과 어울릴 기회는 자주 없었지만 같은 곳에서 생활한다는 사실만으로 직원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충북대 경영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신용보증기금 중앙리스 한국리스여신 등에서 12년간 기획 총무 회계 영업 등의 업무를 경험했다.

이 이사는 "유리한 조건의 투자유치,회사 자산의 고수익 운용,비용 절감 등이 자신의 재무관리 3대원칙"이라며 "올해는 해외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고 각종 업무를 표준화시키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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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