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의 신한국당 선거자금 지원사건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정국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경제가 정치권의 마찰로 또 한차례 발목을 잡히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이번주 경제분야의 최대 관심은 회사채 문제.정부는 회사채의 차환발행이 어려운 기업들의 만기도래 회사채를 산업은행을 통해 인수시키려 하고 있으나 제일은행이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다른 채권금융기관들도 현대전자 회사채 2천억원어치를 놓고 협의를 거듭했지만 금리조건과 할당량에 이견을 보여 일단 무산됐다.

제일은행은 당초 방침을 바꿀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른 채권금융기관들은 8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문제에 대한 최종결론을 내린다.

올해 국내 경제의 가장 큰 부담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 회사채 처리 문제다.

정부가 세워놓은 ''회사채 신속인수 제도''가 먹혀들지 않으면 한 차례 ''대란''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정부의 무리한 정책에도 문제가 있지만 금융기관들도 사회적 책임을 생각해봐야 할 때다.

오는 11일에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1월의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다.

최대 관심은 콜금리(정책금리) 인하 여부에 쏠려 있다.

이미 지난 3일 미국이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면서 국내에서도 금리인하 불가피론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나친 소비 위축과 경기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소폭이나마 금리를 인하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금융·기업 구조조정에는 다소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국민의 불안심리를 제거할 수 있는 등 이득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한국은행과 금융통화위원회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금리를 내리더라도 예상만큼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금리 인하가 물가를 자극할 수도 있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오는 11일 물가대책 장관회의가 열린다.

최근들어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자극을 받고 있는 물가 오름세 심리를 어떻게 억제할 것인지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는 올해 첫 회장단 회의가 열린다.

신년 덕담이 오가는 자리이지만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차기회장 선출 문제도 빠뜨릴 수 없는 주제다.

김각중 회장은 평소 자신의 거취와 관련,연임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재계 정서는 조직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강력한 ''오너 회장''을 원하고 있다. 10대 그룹 오너 회장이 적격이겠지만 이들은 대외직함을 갖는 걸 꺼리고 있다.

내달 15일 회장 선출일까지는 진통이 거듭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는 8일부터 공적자금 국정조사가 본격화된다.

지난 3일부터 현장검증을 마친 국정조사특위는 이날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의 보고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조사 일정에 착수한다.

김정호 기자 jh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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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크 포인트 ]

<>8일
.국회, 공적자금 국정조사 본격화
.채권금융기관, 현대전자 회사채 인수 논의 재개

<>9일
.4대부문개혁 점검회의(청와대)

<>10일
.1월 경제동향설명회(재정경제부)

<>11일
.금융통화위원회, 금리인하 여부 논의
.물가대책 장관회의(재정경제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

<>13일
.제3차 ASEM 재무장관회의(~14일, 일본 고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