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 당선자와 미국재계 총수들간의 회담인 "경제포럼"이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4일 폐막됐다.

부시 당선자는 GE의 잭 웰치등 굴뚝업계 총수 20여명과 만난데 이어 이틀째인 이날에는 IBM의 루 거스너,휴렛패커드의 칼리 피오리나 회장등 신경제기업 최고경영자(CEO) 15명과 회동했다.

부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실물경제 최전선에 있는 기업총수들을 통해 체감경기의 침체 위험을 정확히 진단하고 감세,자유무역 확대,교육개혁 등 자신의 정책에 대한 총수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얻었다.

◆주요 의제는 무엇이었나=부시와 재계총수들은 △세금감면 △자유무역확대 △해외 불법복제품 단속강화 △하이테크인력난 해소 △규제완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부시는 폐막기자회견에서 "감세정책은 미국의 강한 경제를 유지시키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뒤 "자유무역을 적극 지지하고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외국인 취업비자 쿼터를 확대하는 한편 업계의 규제완화 요구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깜짝 금리인하를 자신과 그린스펀 FRB의장과의 기(氣) 싸움으로 해석하는 여론을 의식한 듯 "그린스펀은 경기침체를 우려해 금리인하를 단행했을뿐 재정(감세)정책을 언급한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미국 언론들은 부시가 경기회복 가속화를 위해 감세정책을 앞당겨 실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총수들은 무슨 말했나=세계 최대 데이터저장시스템 업체인 EMC의 리처드 에간 회장은 "FRB의 금리인하는 (경제를 부양하기에)미흡한 데다 시기상으로도 늦은 감이 있어 세금감면을 단행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토데스크사의 칼스 바츠 최고경영자는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이 60%에 달할 정도로 해외시장은 중요하다"며 "그러나 불법 복제품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사장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마무리짓고 해외 각 지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확대하는데 정부가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피오리나 회장은 하이테크기술자 부족현상을 해갈하기 위해 이민법을 더 완화해 줄 것을 촉구했다.

신경제 기업들 사이에서는 규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들은 최근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인터넷 사생활보호와 관련,기업들의 자율에 맡겨달라고 요청했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