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렬 < 광운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

벤처기업은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와 같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로 모두가 바라는 꿈을 현실로 구현하려는 도전정신이 충만한 창조적인 기업이 벤처이기 때문이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서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는 벤처기업 대부분이 지난1년 사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특히 "무늬만 벤처"인 일부 기업 때문에 건전한 벤처기업 마저 하루 아침에 부도덕,불법,투기 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지금 우린 사이비 벤처와 진정한 벤처의 옥석이 가려지는 냉엄한 현실 앞에서 새로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 극복 때에도 그랬고,지금도 그렇고,앞으로도 벤처기업은 한국 경제의 희망이라고 할 수 있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고 한다.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벤처기업 모두가 초심으로 돌아가 기술과 전문성,글로벌 마인드로 재무장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특히 협소한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말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첫째,비즈니스 수익모델을 재정립해야 한다.

창업 때의 열정과 도전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시장경제의 원칙을 준수하고 고객 중심의 치밀한 사업계획을 짜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접목을 통해 확실한 수익모델을 구축하는 등 다시 무장해야 한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불투명한 채 한탕주의로 머니게임에만 열중하거나 재벌 흉내를 내는 벤처기업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기업 경영을 내실화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의 관점에서 불필요한 사업 확대와 지출을 억제해야 한다.

대신 경쟁력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핵심역량을 강화하는데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내부 전문인력을 키우고 아웃소싱을 확대하며 대학 등과의 산.학협력 체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또 전문 경영인에 의한 현금 흐름 중시의 투명한 경영,유연하고 수평적인 노사관계 정립 등을 통해 시장과 투자가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셋째,글로벌 스탠더드로 무장해야 한다.

한국 벤처기업의 최대 약점은 글로벌 마케팅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국내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을 겨냥한 경쟁력 있는 신제품의 개발,철저한 시장조사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제휴,인적.물적 네트워크의 구축,국내 대기업과의 공동 마케팅,철저한 현지화 전략 등이 요구된다.

또 자사의 핵심역량과 잠재시장의 가능성을 고려해 미래지향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환경변화에 신속 대응하는 등 지속적으로 전략을 혁신할 필요가 있다.

넷째,벤처기업도 부의 사회 환원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일부 성공한 젊은 벤처기업인들이 서울강남 유흥가에서 흥청망청 돈을 뿌리고 다닌다면 부동산 투기 등으로 돈을 번 졸부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대다수 일반 직장인들을 깊은 좌절감에 빠지게 하고 새로운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할 뿐이다.

빌게이츠 등 외국의 성공한 벤처기업인들이 장학사업,지구촌 질병퇴치 등에 막대한 기부금을 내는 것을 한국의 벤처기업인도 본받아야 한다.

모두가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사회의 건설에 앞장 설 때 국민의 신뢰감 속에 벤처기업의 성공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srshim@daisy.gw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