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파생금융상품 분야의 새 유망주로 떠오른 "날씨파생상품" 시장이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날씨파생상품분야에서 선두주자인 엔론 사가 한국지사인 엔론 코리아를 설립한 데 이어 보험업계에서 이 분야에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스위스리 사도 최근 국내에 지점 승인을 신청하는 등 다국적 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최대 날씨정보서비스 업체인 케이웨더와 웨더트레이드를 비롯 삼성화재 동부화재 등이 자체적으로 태스크 포스(TF) 팀을 구성,날씨파생상품 시장 개척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날씨파생상품은 특정지역의 기온이나 폭우 풍속 강설량 일사 시간 등과 같이 객관적으로 측정가능한 기후 요소를 종합분석,날씨변화에 따른 각종 위험을 헤지할 수 있도록 개발된 일종의 금융상품이다.

지난97년 첫 선을 보인 미국에서는 올해 시장 규모가 8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다국적 에너지업체인 엔론 사의 한국 지사인 엔론 코리아는 시장조사를 마치고 금융감독원의 상품인가에 필요한 법률적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엔론 사는 미국본사가 거래주체가 되고 한국지사가 현지영업을 맡는 사업구도를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리 사의 경우 영업 초기에는 재보험 분야에 초점을 맞춰 영업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 회사는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날씨파생상품을 활발하게 판매하고 있어 국내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리는 특히 날씨파생상품 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 사이트(Elrix.com)를 통한 글로벌 영업을 펼치고 있어 국내진출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에선 민간 기상업체인 케이웨더가 날씨파생상품 시장을 준비하는 대표적인 업체로 꼽힌다.

케이웨더는 지난해 말 별도의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시장조사와 제휴 업체를 선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는 자체적인 날씨예보 능력을 십분 활용,경쟁력이 있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때문에 보험사와 선물회사로부터 제휴요청이 몰리고 있다.

케이웨더는 날씨파생상품을 운용할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보험사 선물회사와 제휴 관계를 맺고 내년초 본격적인 상품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다국적 날씨파생상품 전문 업체들과 함께 별도법인을 설립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날씨파생상품을 전담할 별도 팀을 두고 상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 회사는 날씨보험 상품을 선보인데 이어 날씨파생상품 전문 개발업체인 웨더트레이드에 8억원을 출자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날씨보험상품의 판매를 통해 날씨파생상품 시장을 초기에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전력은 전기분야 민영화를 앞두고 회사 내에 프로젝트 팀을 구성,날씨파생상품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한전은 전기를 생산하는 업체라는 이점을 앞세워 전기를 포함한 에너지 분야의 날씨파생상품 시장에 뛰어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화재 동양화재 외환선물 등도 날씨파생상품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내부 추진 팀을 두고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날씨파생상품시장은 에너지 사업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에너지 관련 업체들이 이 상품의 주된 수요자이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각 국이 에너지 사업에 대한 독점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전개함에 따라 날씨파생상품 시장이 등장한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전문가들은 2002년께 미국의 시장규모는 무려 3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은 98년,일본은 99년부터 날씨파생상품이 거래되기 시작해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날씨파생상품을 활용하는 업체들이 에너지관련 업체위주에서 유통 레저 식품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지는데 힘입은 것이다.

안상욱기자 sangw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