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에 좌절은 없다.

경기가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금융시장이 얼어붙고 있지만 결코 이에 굴하지 않는다.

서울 테헤란밸리를 뜨겁게 달군 INKE 2000 서울총회를 계기로 한국경제신문이 단독 조사한 국내 리딩벤처기업의 내년도 투자계획에서도 이같은 불굴의 정신은 그대로 드러난다.

대표적인 벤처기업들은 안팎의 어려움를 예견하면서도 내년도 연구개발투자를 대폭 늘릴 방침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이와 관련, 벤처인프라구축, 전문인력 양성 등 체계적인 지원정책을 마련, 시행키로 했다.

◆ 주요 벤처기업 연구개발투자 늘린다 =미래산업 신성이엔지 케이씨텍 등 국내 12개 벤처기업의 내년도 연구개발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은 올해보다 30∼1백70%까지 투자자금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시설 투자는 올 수준에서 동결하는 대신 연구개발 쪽은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

주로 차세대 주력제품 개발과 기존 제품의 보완쪽에 중점을 두는 선택과 집중전략을 택한 셈이다.

특히 반도체장비업체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2백56메가D램 양산과 3백㎜ 웨이퍼사용 등 반도체 세대교체에 대비하고 제품다각화를 위해 투자자금을 올 대비 50∼1백50% 늘릴 계획이다.

신성이엔지는 올해 20억원이었던 연구개발투자를 내년에는 50억원으로 늘려잡았다.

새로 진출한 반도체공정자동화(FAS)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케이씨텍도 연구개발비를 올해 32억원에서 75억원으로 1백34% 늘리기로 했다.

차세대 웨이퍼인 3백㎜ 웨이퍼 세정장비와 가스정화장비 신제품 개발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올해 1백37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쓴 미래산업은 내년에는 2백억원까지 연구개발비를 증액키로 했다.

정보통신분야 벤처기업도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윌텍정보통신은 미국 대형통신계측기기 업체인 액터나와 단말기 성능시험 계측장비를 공동개발, 판매키로 계약을 맺었다.

이를 계기로 내년 투자액를 올해보다 1백67% 늘어난 1백2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미래산업의 정문술 사장은 "벤처기업의 생명은 기술개발"이라며 "경기부침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인재확보에 나서는 것만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 정부의 전방위 지원 =정부 지원은 크게 세갈래로 이뤄지고 있다.

첫째가 인프라구축이다.

전국 20개 지역을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로 지정, 벤처기업의 체계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둘째 전문인력 양성이다.

특히 정보통신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대학과 대학원에 관련학과 개설을 늘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셋째 수요 창출이다.

김낙훈.서욱진 기자 nhk@hankyung.com